이팝나무 쌀밥 나무 꽃
꽃 모양이 흰쌀밥을 닮았다 하여 쌀밥 나무 꽃으로 불린다. 정식 명칭은 이팝나무와 이팝나무 꽃이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시화이기도 한 이팝나무 꽃은 봄이 되면 소소한 화려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적신다. 어제 부산 시내를 거닐다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있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왜 굳이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이팝나무는 나무도 꽃도 소소하다. 화려함이란 찾을 수 없다. 단아하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물론 떨어질 때는 색이 변질되어 낙화하기에 약간 거리를 어지럽힌다. 하지만 그대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팝 즉 쌀밥 나무는 왜 사람들에게 기묘한 인상을 주는 걸까?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보릿고개를 알지 못할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통일벼가 생산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는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이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겨울이 시작되면 그야말로 농한기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와 다양한 특용작물이 재배되지만 30년 전만 해도 그런 개념은 거의 없었다. 특히 70년대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고대 농법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에 그야말론 농한기는 노는 시기였다. 문제는 봄이 시작되는 즈음, 4월 중순부터는 가을걷이 하여 창고에 들인 곡식이 다 떨어지는 시기가 된다. 이때를 춘궁기(春窮期) 또는 맥령기(麥嶺期)라 한다. 배고픈 봄이 시작된 것이다.
보리는 자라나 아직 열매가 익지 않아 먹을 것이 없을 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리 대가리를 잘라 여물이 덜든 보리를 비벼 먹었다. 보리나 밀을 잘라먹었다 하여 보릿고개가 붙여진 것이다. 6월 중순이 되면 보리와 밀이 익어 수확을 하게 되면 배고픔을 면하게 된다.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의 기간은 그야말로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상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쌀을 탈취하여 가고 해방 후 다시 전쟁이 일어나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서민들은 배를 움켜 잡고 춘궁기를 보내야 했다. 바로 이즈음에 이팝나무가 꽃을 피웠다. 새하얀 꽃은 마치 배고픈 이들에게 쌀밥 같은 몽환적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어쩐일인지 부산 광복로에도 이팝나무가 즐비하다. 정책으로 이팝나무를 심기로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조팝나무와 이팝나무 비교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나무는 전혀 다른 개념의 나무이고 꽃이다. 조팝나무는 크기가 2m가 채 되지 않으며 꽃잎도 5개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팝나무는 10m 넘게 자라며 꽃잎도 국수 줄기처럼 길다.
[전국 이팝나무]
신전리 이팝나무
경남 양산시 신전리에 있는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이다.
[사진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신전리 이팝나무]
이팝나무 문학 글
꽃밥
-엄재국
꽃을 피워 밥을 합니다
아궁이에 불 지피는 할머니
마른 나무 목단, 작약이 핍니다
부지깽이에 할머니 눈 속에 홍매화 복사꽃 피었다 집니다
어느 마른 몸들이 밀어내는 힘이 저리도 뜨거울까요
만개한 꽃잎에 밥이 끓습니다
밥물이 넘쳐 또 이팝꽃 핍니다
안개꽃 자욱한 세상, 밥이 꽃을 피웁니다
이팝나무 동영상
밀양 고례로길 이팝나무길
순천 평촌리 이팝나무
천연기념물 제36호
밀양 위양못 이팝나무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위양못에 있는 이팝나무
포항시 흥해읍 이팝나무 군락지
경상남도 포항시 흥해읍에 있는 이팝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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